범람하는 건강 마케팅 속에 정작 우리는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우리 몸에 무엇이 부족하고 필요한지, 또 무엇이 불필요한지…. <생각하는 식탁> 저자이자 대한약사회 약바로쓰기운동본부 위원인 정재훈 약사가 우리 몸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 Back to the Future |
영화 ‘백투더퓨처’가 작년에 재개봉하면서 큰 인기를 이끌었다. ‘건강 기사 첫머리에 갑자기 왜 영화 이야기를 하지?’라고 의아할 수도 있다.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백투더퓨처처럼, 음식과 약이 우리 몸에 대해 말하는 것들은 과거와 현재가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는 많은 부분이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신은 음식과 약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봅니까? 현대적인 시각인가요? 과거에서의 시각인가요?’
| 47:77 |
이 수치가 말하는 것은 1900년대 평균수명과 2000년대의 평균 수명이다. 정제 및 가공한 음식은 무조건 나쁜 음식이며 자연에서 채집한 그대로 먹었던 과거의 식습관을 무조건 찬양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 Drink this much Florida Orange Juice every day! |
1950년대 미국의 오렌지주스 광고 문구다. 매일 오렌지주스를 컵에 꽉 채워 마시라고 강조한다. 왜? 비타민 C니까. 이 당시에는 설득력이 있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비타민 섭취가 어려웠고, 그 이전 시대에는 비타민이 부족해 괴혈병에 걸린 선원들이 이가 빠지는 것은 물론 심하면 죽음까지 맞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만약 이 당시 발포성 비타민 C가 개발되었다면 잘 팔렸을 것이다.
| 현미는 최고의 슈퍼푸드? |
1960~70년대에 일본인 사쿠라자와 유키카스가 ‘젠 매크로바이오틱 다이어트’를 창시했다. 미국에서는 ‘조지 오사와(George Ohsawa)’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민간요법사는 <당신들은 모두 삼백(三白)이다>라는 저서로도 유명하다. 그가 주장하는 식이요법은 정제하지 않은 통곡물과 약간의 채소, 해조류를 주로 먹고, 육류와 유제품은 배제하는 고탄수화물 저단백 식단이었다. 사쿠라자와가 내놓은 식단은 제한 규정이 매우 엄격했다. 과일과 정제당은 탄수화물이기는 하지만 음성이 지나쳐서 먹으면 안 되고, 물의 섭취도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식이었다. 사쿠라자와는 음양의 비율을 5대1로 맞춘 자신의 장수 식사법을 따르면, 모든 질병을 고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가공하지 않은 현미를 가장 완벽한 음식으로 보았다. 현미 자체가 5대1의 비율을 가진, 음양이 균형 잡힌 식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국 뉴저지에 살던 베스 사이먼이라는 26세의 여자는 사쿠라자와의 섭생법을 따라 현미식을 시작했다. 그녀가 먹은 것이라곤 주로 현미에 깨소금과 약간의 채소를 곁들인 것뿐이었다. 그러나 현미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이 젊은 여자는 죽는다. 현미에는 비타민 B군이 비교적 많이 들어 있지만 비타민 A나 C는 전혀 들어 있지 않고, 철분과 칼슘처럼 우리 몸에 필수적인 미네랄 함유량도 하루 필요량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렇게 사람이 죽을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 있었지만, ‘젠 매크로바이오틱 다이어트’는 이름만 교묘하게 바뀌면서, 아직도 잔재는 남아 있다.
최근 국내에서 ‘식이섬유가 몸에 좋다’고 강조해서 초등학생들에게 문제가 생겼다. 식이섬유 과잉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식이섬유 과잉 증상은 북한과 중국의 못사는 도시에서밖에 나타나지 않는다. 성장기 어린이가 현미처럼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양질의 영양소가 흡수되는 데 방해가 된다. 특히 두뇌 발달과 성장에 관련된 콜레스테롤 흡수를 방해한다.
|‘음식으로 치료할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습니다?’|
히포크라테스가 말했다는 ‘음식으로 치료할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반전은 히포크라테스의 전집을 찾아봐도 이 문장을 찾을 수 없고, 기록 자체가 불분명하다. 물론 히포크라테스 시대에는 이러한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그 당시에는 양식이 부족해 영양소를 채우기 힘들었고, 이는 하층민으로 내려갈수록 더 심각했을 것이다. 또 하나는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을 계승하면서 의료 생활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히포크라테스의 의학 지식을 가지고 현대에서 치료를 한다면 아주 큰일이 날 일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설명할 수 없는 히스테리가 여자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것은 여자의 자궁이 몸 여기저기에 다녀서 생기는 병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1800년대까지 지속되었다. 음식은 약이 아니다. 약과 음식의 차이점은 약은 적은 양으로도 큰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알약 하나에 들어 있는 실제 약 성분의 양은 보통 0.5g을 넘지 않으며, 대부분의 알약은 삼키기 쉬운 작은 사이즈다. 그러나 약은 효과가 강한 만큼 때로 독이 되기도 한다. 그에 비하면 음식은 안전하다. 쌀을 한 톨 먹느냐, 두 톨 먹느냐는 고민거리가 될 수 없다. 음식은 웬만큼 많이 먹지 않고서는 큰 해를 입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을 약처럼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음식은 약보다 안전한 만큼 효과도 완만하다.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나 식중독은 예외지만, 대부분의 경우 어떤 음식을 먹어서 몸이 그 차이를 느낄 정도로 두드러진 효과를 경험하기란 어렵다.
< GOOD FOOD vs BAD FOOD?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은 존재할까? 내 몸은 과연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구분할까?
노화와 암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는 항산화제는 최고의 명약으로, 노화를 앞당기고 암을 촉진하는 산화제는 나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진실일까?
한 가지 연구 사례를 소개한다. 1960년대 핀란드는 담배 피우는 인구가 많고, 식생활이 건강하지 못했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호흡기 부분에 암 발생률이 높다. 호흡기 부분의 암 생성을 막는 성분으로 기대한 것은 항산화제의 대표적 성분인 베타카로틴과 토코페롤인데, 이 항산화제는 점막(외부와 직접 맞닿아 있는 호흡기관, 소화기관, 비뇨생식기관의 내벽을 이루는 부드러운 조직)을 튼튼하게 한다.
유전자 조작이 쉽고, 수명이 짧은 ‘예쁜 꼬마 선충’으로 항산화 물질에 대한 실험을 했다. 예쁜 꼬마 선충에 유전자 조작을 통해 항산화 물질 생산을 줄였는데, 단명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수명이 2배 가까이 늘었다. 반대로 항산화제를 계속 투입했더니 정상적인 수명으로 돌아오거나 수명이 약간 늘어났을 때도 있었다. 또한 산화제를 계속 투여했더니 치명적인 손상은 나타나지 않았고, 더 오래 살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항산화제는 우리가 예측했던 방향대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항산화제는 흔히 ‘녹 쓰는 것을 방지하는 물질’에 비유된다. 하지만 우리네 몸은 녹 쓰는 쇳덩어리와 다르다. 몸은 생명체다. 몸에는 자유래디컬이 존재한다. 음식을 소화하고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반응성이 매우 높고 불안정해서 우리 몸의 여러 부분에 산화적 손상을 일으킨다. 암이 그 대표적인 예로 DNA 분자가 자유래디컬에 의해 손상되면 암세포가 생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치명적인 자유래디컬을 무력화하기 위해 우리 몸은 스스로 항산화 물질을 만들어낸다. 산화적 스트레스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싸우고 난 항산화 물질은 원래의 힘을 잃어버리므로 재생이 되어야 하는데, 이때 식물의 항산화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유래디컬은 반응성이 좋아서 우리 몸의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는 반면, 면역계에서는 이러한 자유래디컬의 성질을 암세포와 세균을 죽이는 데에도 이용한다. 자유래디컬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복잡하고 섬세한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해럴드 맥기는 ‘단일 유형의 항산화 물질들이 지나치게 축적되면 실제로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되레 손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항산화제 역시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예상을 벗어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잡식동물 마트에 가다 |
미국과 캐나다의 마트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케첩은 수십 가지이며, 요구르트는 140종이 넘지만, 맛은 비슷비슷하다. 딸기요구르트를 예로 들자면 딸기잼이 바닥에 깔려 있는 것, 딸기 맛이 고루 섞여 있는 것, 회오리 형태로 딸기잼이 담겨 있는 것, 유기농인 것 등 다양하다.
마트에 진열되는 것은 4만여 가지고, 진열대에 오르지 못한 식품까지 포함한 가공식품 개수는 32만 개다. 우리에게 음식을 선택하는 일은 ‘무엇을 먹느냐’에 더해 ‘어떻게 먹느냐’의 문제다. 인간은 잡식동물(omnivore)이자 요리하는 동물(cookivore)인 것이다.
유칼립투스 잎 한 종류만 먹는 코알라는 동물 중에 뇌 크기가 작은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먹을거리를 고민하지 않고 평생 유칼립투스 잎만 먹는다. 유칼립투스 잎을 모두 떼어서 바닥에 떨어뜨려두면 코알라는 굶어 죽을 것이다. 땅에 내려가서 먹을 생각을 못할 정도로 뇌를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다른 동물과 달리 두뇌가 발달한 이유를 요리할 수 있다는 점에 근거를 두는 과학자가 많다. 사람은 여러 가지를 먹는다. 먹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 그런데 마트에 갔을 때 고민이 된다. ‘어떤 음식이 좋은 음식일까, 그리고 나쁜 음식일까.’
사람은 자신이 생각했을 때 좋은 음식을 먹으면 자기 자신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나쁜 음식을 먹으면 창피하게 여긴다. 이처럼 사람은 음식에 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에 대한 의견을 펼칠 때 3가지 분류로 나뉜다.
1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은 존재한다. 2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3 좋은 식품과 나쁜 음식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다.
그런데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은 알아봤자 무의미하다.
1984년 3월 26일자 <타임>지는 접시 위에 달걀과 베이컨으로 만든 울상 짓는 얼굴로 표지를 장식한다. 사람들에게 콜레스테롤의 유해성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당시 <타임>에 실린 기사는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달걀과 버터는 빼라(Hold the eggs and butter)’를 헤드라인으로 한 커버스토리는 ‘콜레스테롤은 치사적임이 입증되었으며, 우리의 식생활은 이전과 같을 수 없으리라’라는 과감한 예언을 했다. 그런데 32년이 지난 지금 콜레스테롤은 꼭 필요한 성분이고 치사적이지 않다고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미국에서 치즈는 악마의 음식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가디언스>지에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이 치즈를 즐겨 먹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기사가 실렸고 판매량이 늘어났다. 한편 같은 매체에서 북한 김정은이 치즈를 즐겨 먹어서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기사를 실었다.
| 섭식의 역설 |
음식을 먹는 것은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동시에 위험한 도전이기도 하다. 음식에서 섭취하는 영양분이 신체 내부의 정교한 균형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신시내티 대학의 심리학자 스티븐 우즈는 이 같은 역설적인 상황을 ‘섭식의 역설’이라고 불렀다. 적색 육류는 섭식의 역설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적색 고기가 붉은색을 띠는 것은 철분 때문이다. 적색 고기의 붉은색 근섬유에는 미오글로빈과 사이토크롬이라는 짙은 색의 단백질이 많다. 미오글로빈, 사이토크롬, 헤모글로빈은 모두 철분을 지니고 있는 색소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기를 익히면 이들 성분이 변성되므로 색깔이 회갈색으로 바뀐다. 또 적색 육류에 들어 있는 철분은 단백질과 결합한 헴철 형태이기 때문에 흡수가 잘된다. 빈혈 환자에게 적색 고기를 권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채소와 곡물에도 철분이 들어 있긴 하지만, 흡수율은 고기보다 떨어진다. 그런 이유로 채식만 하는 사람의 철분 권장량은 보통 사람의 1.8배다.
철분은 혈액이 산소를 운반하고, 근육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데 꼭 필요하다. 하지만 철분은 산소와 만나 화학적 반응을 일으킨다. 이러한 화학 반응은 신체에 유익하지만은 않다. 철 분자가 산화되었다가 다시 환원되는 과정에서 자유래디컬이 많이 생겨나며, 이 같은 반응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면 신체에 큰 위험이 따른다.
이와 같이 섭식의 역설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음식만으로 완벽한 건강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어떤 음식을 먹든 양날의 검이 되어 우리 몸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의 고기든, 식물의 잎이든, 과일이든 곡식이든 간에 그 자체로 완벽한 음식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든 골고루 적당히 먹으면 건강은 유지된다. 이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신체의 장기와 조직이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기대와는 달리 자연에서 완벽함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불완전한 환경 속에서 차선을 선택한 사례가 훨씬 많다. 우리 몸이 음식의 영양분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봐도 그렇다. 몸은 철분에 해로운 면이 있다고 해서 사용을 거부하지 않는다. 과다한 지방이 혈관을 막을 수 있다 해도 일단 지방세포에 저장하고 본다. 인체는 ‘완벽함은 선함의 적’이라는 사실을 몸소 보여준다. 우리 몸은 완벽한 해결책을 기다리기보다는 현실에 맞는 차선책을 찾아내는 데 더 익숙하다. 위험 제로, 유익 100%의 완벽함을 추구하다가는 개체의 생존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 음식과 약이 우리 몸에 말하는 것들 |
음식과 약의 공통점은 먹는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 먹는 것이 들어가면 모두 간을 통한다. 어떤 음식이든 해독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먹는 약은 해독 작용으로 인해 최대 95%나 희석된다. 그만큼 약효가 떨어진다. 먹는 약을 만들 때는 약효를 높이기 위해 해독 작용이 안 되게 노력한다. 영화를 보면 약의 성분을 몸에 빨리 흡수하기 위해 혀 밑으로 약을 넣고 녹여서 먹는 경우가 있다. 혀 밑에 약을 넣으면 녹으면서 간으로 통과하지 않고 혈관으로 흡수되어 약 효과가 온몸으로 퍼지게 된다. 코로 흡입하는 약이나 좌약은 해독되지 않는다.
우리 몸에서는 어떠한 음식물을 삼키든 해독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독이 있으면 걸러내고 영양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우리 몸의 이런 노력을 돕는 것으로는 다양한 음식을 먹고 소식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당뇨병에 걸린 사람에게는 특별한 처방전이 없다. 운동을 하고, 여러 가지를 먹되, 칼로리를 줄이라고 당부한다. 이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지방 등 특별한 영양분에 한한 것이 아니라 총 칼로리를 줄이라는 것이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지방 등 구분하지 않고 음식을 즐기고 전체적인 식단의 칼로리만 줄이면 된다.
자연에 가까운, 식품 첨가물이 없었던 시대에 과연 모든 사람이 건강했을까? 13세기 수도사들은 하루에 6,000kcal를 먹고, 단식기에는 4,500kcal나 먹었다. 식사하는 시간이 2시간이나 걸렸다. 유골을 분석해보니 그들은 관절염, 성인병 등에 시달렸다.
장수하는 방법에 관한 책 중 최초이자 현존하는 베스트셀러인 <절제하는 삶에 대하여>는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사람인 알비스 코르나로(Alvise Cornaro)가 썼다. 저자 또한 폭식가였고, 35살에 당뇨병 비슷한 병에 걸렸다. ‘비슷한’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당시에 당뇨병이라는 판정을 내리지 못했고, 남아 있는 기록을 분석해 추측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부유한 상인으로서 이제 인생을 즐길 날만 남았는데, 병에 걸려 비참해했다. 그래서 그는 음식을 절제하기 시작했다. 고기와 채소를 넣고 끓인 수프를 1접시(330g) 그리고 와인을 하루에 총 400mL를 마셨다. 얼추 칼로리를 계산해보면 하루에 1,500~1,600kcal가 계산된다. 그는 살이 빠지면서 병이 낫고 건강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81세에 <절제하는 삶에 대하여> 초판을 썼으며, 그 뒤로 3권의 책을 더 만들고, 98세에 사망하게 된다. 절식이 곧 장수의 비결이라는 내용이다.
물론 한 사람이 오래 살았다고 해서 적게 먹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
한국영양학회의 2010년판 ‘영양섭취기준’에서 권장하는 하루 단백질 섭취량을 보면 성인 남자는 50~55g, 여자는 45g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미 필요량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통계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단백질 섭취량은 2005년에 이미 76g에 달했다. 이쯤이면 영양 결핍보다는 과잉을 걱정해야 하는 게 맞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결핍되기 쉬운 것은 영양보다 신체의 활동이다. 운동 부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단적인 예로, 골다공증 자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골절상 이후의 활동 부족이다. 골다공증 환자가 엉덩이뼈 골절상을 입고 나면 1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2배로 증가한다. 심장병, 뇌졸중, 패혈증으로 사망할 확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이다.
우리는 건강을 생각할 때 운동 부족에는 둔감하면서 음식에만 민감하게 주의를 기울인다. 먹는 것은 그만큼 쉽고,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먼 옛날 사냥과 채집의 시대에 고기는 엄청난 활동을 한 뒤라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건강한 신체는 음식의 화학과 운동의 물리학을 모두 필요로 한다. 그러니 항상 하는 말이지만 음식을 고루 먹고, 소식하며, 신체의 활동을 적절히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자료 : 2016 서울대 푸드비즈랩 공개 세미나 ‘What is the Value of Food?' 제2강 음식과 약이 우리 몸에 대해 말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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