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잡학다식(雜學多識) 81~90

유익한만남 2012. 10. 24. 12:35

81.음주전 우유 마시면 속 덜 버리나?
술 마시기 전에 우유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우유에 들어있는 지방과 단백질이 위벽에 보호막을 만들어 속을 덜 버린다는 믿음때문이다. 정말 그럴까. 답은 '아니오'다. 우유가 위벽에 일시적으로 막을 형성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강력한 위액은 그 보호막을 금방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린다.

물론 술마시기 전 우유를 마시는 것이 전혀 무익한건 아니다. 다만 통념과 다른 것은 우유의 효과가 발휘되는 곳이 위가 아니라 간이라는 점이다. 간은 알콜의 독성을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여기에는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이 필요하다. 이런 성분이 부족하면 간의 알콜분해작용이 더뎌지고, 자연히 더 취하게 된다.

우유는 이런 영양분이 많기 때문에 간의 해독작용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유는 또 강한 산성을 띄고 있는 위액을 어느 정도 중화시켜 주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공복감을 덜 느끼게 되고, 그만 큼 과음과식의 유혹을 덜 받을 수 있게 된다. 결국 우유는 핏속에 흡수된 알콜 성분을 해독하는 데에는 얼마 간 도움이 되지만, 망년회장에서 들이킨 독주로부터 위장을 직접적으로 보호해주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82.적목현상은 왜 생길까?
분위기 좋은 밤 마음 먹고 찍은 사진이, 눈동자가 외계인처럼 빨갛게 나오는 바람에 낭패를 경험해본 사람이 적지 않다. 이를 '적목(red-eye)현상'이라 하는데 플래시를 터뜨려 촬영할 때, 특히 밤에 찍을 때 잘 나타난다.

적목현상은 눈의 동공을 통해 입사한 플래시 빛이, 망막에서 반사돼 되돌아나와 그대로 카메라 렌즈에 들어가면서 생긴다. 이때 반사된 빛은 눈 안의 혈관 때문에 적색을 띄게 되고, 그 결과 인화된 사진에는 눈동자가 붉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파란 눈을 가진 서양인이라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적목현상은 낮보다 동공이 활짝 열려있는 밤중에 더 생긴다. 사람에 비해 동공 자체가 큰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에서는 한층 잘 관찰된다. 적목현상을 피하고 싶으면 플래시 위치를 렌즈 중심축으로부터 가급적 멀리하면 된다. 입사 각도를 어긋나게 함으로써, 동공으로 들어왔다 나가는 빛이 렌즈에 정통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플래시와 렌즈 중심이 8∼10㎝ 쯤 떨어지면 웬만한 적목현상은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플래시 위치를 조정할 수 없는 일반 자동카메라로 찍을 때도 적목현상을 피하는 방법은 있다. 렌즈를 정면으로 응시하지 않으면 된다. 단체사진을 보면 유독 몇몇 사람 눈동자만 빨갛게 나온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하나, 둘, 셋" 할 때 렌즈를 열심히 노려본 사람들이다. 촬영 직전 밝은 빛을 잠깐 쳐다봐 동공을 축소시켜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83.시계방향의 유래
시계바늘은 왜 '시계방향', 즉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게 만들어 졌을까? 야구장, 경마장, 스케이트장, 육상트랙 할 것 없이 우리는 모두 '반시계방향',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도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 어째서 시계만은 반대방향일까?.

가장 유력한 설명은 '해시계 기원설'이다. 시계를 발명하기 전 인류는 시간의 흐름을 알기 위해 해시계를 사용했다. 지구의 북반구에서 해시계 막대기의 그림자는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움직인다. 그후 발명된 시계의 바늘은 이 해시계의 그림자를 모방해 만들어졌다.

만약 시계가 지구의 남반구에서 처음 만들어졌다면 '시계방향'의 개념도 정반대가 됐을 것이다. 인류 문명이 북반구에서 일어난 까닭에 시계방향이 오늘날처럼 정해진 것이다.

참고로, 해시계는 기원전 이집트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유럽을 거쳐 중국에도 전해졌다. 우리 나라는 정확한 문헌상 기록은 없으나 경주에서 발굴된 해시계 파편으로 보아 6∼7세기경 삼국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84.전자파 유해논란 언제까지
전자레인지와 같은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고압 송전선이나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무서운 암이나 신경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란이 십여년째 계속되고 있다. 전자파의 인체보호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법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리 주변의 모든 물질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는 자칫하면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자파의 일종이면서 세상을 밝혀주는 빛(가시광선)도 너무 밝으면 문제가 된다.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전자파는 정확하게 말하면 전자레인지나 휴대폰에 쓰는 `마이크로파`와 60㎐의 교류에서 발생하는 `초저주파(ELF)복사`다.

마이크로파의 광자는 그 에너지가 매우 작다. 그래서 분자의 진동이나 회전에 영향을 주어서 물질을 뜨겁게 만들기는 하지만 화학결합을 파괴하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강력한 마이크로파는 몸에 화상을 입힐 수는 있어도 DNA나 단백질 분자의 화학결합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암을 유발시킬 수는 없다. 마이크로파가 문제라면 광자 에너지가 훨씬 더 큰 적외선과 가시광선이 더 심각한 문제가 되어야만 한다.

초저주파 복사의 경우에는 진동하는 자기장이 인체의 신경계에 전류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고압 송전선이나 가전제품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의 세기는 지구 자기의 수백분의 1에 지나지 않아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런 결론은 몇 사람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다. 현대과학으로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고,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의 과학학술원.국립암연구소.물리학회 등은 물론이고 캐나다와 프랑스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실시한 대규모 역학조사에서 확실하게 밝혀진 사실이기도 하다.

그런데 터무니없는 논란이 왜 사라지지 않을까. 정체불명의 선정적이고 신비적인 주장을 퍼뜨리는 무책임한 언론 때문이다. 전자파의 유해 가능성은 정보국을 출입하던 폴 브로더라는 미국 기자에 의해 1976년에 처음 제기되었고, 우리의 경우에도 과학과는 관련이 없는 어느 재미동포에 의해 92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미국은 요란스러운 언론보도로 사회문제가 돼버린 전자파의 유해성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91년에 법을 제정하고, 지금까지 무려 2백50억달러를 낭비해야만 했다. 그렇게 밝혀진 결론을 1백억원을 들여 다시 확인하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막힌 정책이다. 전자파가 나라에 따라 다른 것도 아닌데 말이다. 더구나 우리 언론은 97년부터 공개된 믿을 만한 연구결과들은 철저하게 외면했다.

우리에게 해가 될 수 있는 것은 정확하게 파악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만 모든 위험 요인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나친 결벽증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근거 없는 선동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면 아까운 돈과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그런 주장을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들도 있다. 정확한 과학상식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면 스스로를 지키기도 어려운 것이 현대생활이다. < 2001.11.12/중앙일보/이덕환(서강대 교수 · 이론화학)>

85.황사의 원인- -지나친 개간.방목
황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황사는 중국의 무리한 개간과 방목이 초래한 것이다. 하지만 황사는 수천만년 동안 히말라야와 티베트고원이 치솟으면서 중국 북부 지역이 건조해져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과학원 과학자들은 바람에 의해 모래와 진흙이 200m 이상 쌓인 황토(뢰스)고원을 조사한 결과 황사 현상은 지금까지 생각보다 1400만년이나 앞선 2300만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과학권위지 ‘네이처’ 14일자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 내륙의 사막화는 인도대륙판이 아시아대륙판에 충돌해 히말라야 산맥과 티베트고원이 융기하면서 시작됐다. 중국 북부 내륙은 세계 최고의 산맥에 가로막혀 인도양과 태평양으로부터 수분 공급이 차단된 반면 산맥 양 옆의 인도와 동남아는 상습적인 홍수지대가 되었다는 것. 기상청 기상연구소의 황사 전문가인 전영신 박사는 “중국의 황사기록은 기원전 115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우리나라에서도 서기 174년 신라 아달라왕 때부터 흙이 비처럼 떨어지는 우토(雨土) 기록이 있을 만큼 황사의 역사는 오래됐다”고 말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박순웅 교수는 22일 과학기술한림원 주최로 열린 황사토론회에서 10여명의 한중 과학자들과 3월10일까지 2주 동안 황사가 빈발하는 중국 북부지역을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대부분이 이 사막인 이 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300㎜미만이다.

박 교수는 “전에는 초원이었던 지역이 과도한 경작과 양떼 방목으로 모래 토양으로 바뀌고 있는 곳이 많은 반면 근처의 군사통제지역은 산이 수목으로 뒤덮여 무리한 개간이 사막화 초래의 원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북서부 자란사막에 98년 세운 기상탑은 지표면의 모래가 바람에 깎여 1m나 낮아져 있었다.

박 교수는 “중국이 방풍림과 초지를 조성하고, 방목금지지역 등을 지정하고 있지만 광활한 사막을 다스리기에는 중과부적이다”며 “특히 파괴된 생태계의 복원은 그 곳 주민의 생활 수준 향상 없이는 어려워 보였다”고 말했다.

중국정부의 추정에 따르면 현재 한반도의 4배에 달하는 사막과 황토고원이 내몽고, 간쑤, 신장을 중심으로 매년 2330㎢씩 늘어나고 있다. 한해에 제주도보다 넓은 면적이 사막화되는 것이다. 국제농업기구(FAO)는 중국의 인구가 13억명으로 불어나면서 소 염소 양 등 가축은 1961년 1억7100만 마리에서 2000년 4억700만 마리로 늘어나 사막화가 가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건조한 중국 북부지역 초원의 경작과 방목은 지하수의 고갈을 초래했다. 이 결과 지하수 수위가 크게 떨어져 호수가 사라지고, 강물도 말라붙었다. 미국의 위성이 30년 동안 중국을 관찰한 결과 중국 북부지역에서는 수천 개의 호수가 사라졌다. 이런 물 부족이 마치 부메랑처럼 사막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한 지리학자는 “중국 정부가 1994년 해안 도시의 팽창으로 농지가 잠식되자 이를 다른 곳에서 벌충토록 하는 토지정책을 취함으로써 중국 북서부지역의 과도한 개간을 초래했다”고 얼마전 ‘랜드유즈폴리시’라는 잡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월드워치연구소 레스터 브라운 박사는 “바람에 의한 토양 침식으로 살 수 없게된 농민들이 앞으로는 중국 도시로 대거 이주해 커다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사막주변에 거대한 풍력발전단지를 세우면 바람의 속도를 줄여 토양 침식을 막을 수 있다”며 “풍차가 전기를 생산하면 땔감을 얻기 위해 숲을 벌목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2002/03/24)

86."뇌는 첫인상 가장 오래 기억"
선거에서 신념과 정책 못지 않게 표를 좌우하는 게 정치인의 인상이다. 요즘 대선 후보 곁에는 늘 이미지 메이커가 붙어 다닌다. 이미지 메이커에게 ‘대부’ 같은 존재가 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폴란드 태생의 미국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아쉬이다. 그는 어떤 인상이 호감을 주는지 실험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실험은 이랬다. 두 집단의 대학생들에게 어떤 사람의 특성들을 설명하고 인상을 마음 속에 그려 점수를 매기게 했다. 먼저 한 집단에게는 ‘지적인’ ‘솜씨 있는’ ‘부지런한’ ‘단호한’ ‘현실적인’ ‘신중한’ ‘따듯한’을 보여주었고, 또 다른 집단에게는 이 중 ‘따듯한’만 ‘차가운’으로 바꿔 제시했다.

그 결과 ‘따듯한’이란 단어를 들은 대학생들은 관대함, 현명함, 정직함 등 대부분의 평가항목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반면 ‘차가운’으로 기술된 사람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나쁜 점수를 주었다. 차가운 인상은 대인관계에서 결정적 손해라는 게 실험을 통해 입증된 것이다.

이처럼 차가우냐 따듯하냐는 주변적 특성과 달리 인상을 결정적으로 좌우해 ‘중심 특성’이라고 한다. 원래 인상이 그런지, 이미지 메이커의 작품인지 모르나 선거로 당선된 이승만,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인상이 부드럽다. 반면 총으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은 차갑고 딱딱했다.

차가운 인상으로 손해를 보는 대표적 인물이 ‘대쪽’ 이회창 총재다. 그래서 “테 있는 안경을 써야 부드럽게 보인다”는 권유에 수십 년 써온 무테를 얇은 금속테로 바꾸었다. 또 참모진이 시사만화가들에게 뾰족한 턱을 부드럽게 그려달라고 부탁도 한다. 하지만 일단 형성된 인상을 바꾸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이처럼 첫인상이 나중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초두 효과’라고 한다. 솔로몬 아쉬는 이 효과도 이론화했다. 사람은 일단 첫인상이 형성되면 후에 들어오는 정보에 잘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대개 첫인상은 나중에 들어오는 정보를 해석하는 기준이 된다. 수백만 년 동안 인간의 뇌는 낯선 장소가 안전한지, 상대가 사기꾼은 아닌지 재빨리 판단해 움직이는 ‘생존 기계’로 진화해온 결과다.

흔히 “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 한다. 물론 자꾸 볼수록 인상이 달리지는 경우도 있어 이를 ‘빈발효과’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초두효과’에 비해 약하다. 실제로 나쁜 첫인상을 줘 두고두고 고생하는 사람이 주변에는 많다. 첫 대면, 면접, 첫선에서 따스한 첫인상을 주느라 노력하는 편이 나쁘게 각인된 첫인상을 지우느라 애먹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다. (2002/04/02)

87.'제왕절개' 용어의 유래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뱀의 유혹에 빠져 선악과를 따먹은 이브는 분만의 고통을 벌로 받았다. 이브의 꾐에 빠져 선악과를 먹은 아담 역시 평생 일을 해야 먹고 사는 벌을 받았다. 출산과 노동의 고통을 인간의 원죄로 설명하는 구약성서 창세기의 내용이다.

여성에게 가장 큰 공포는 뭐니뭐니 해도 출산의 고통이다. 이 때문에 고통 없는 분만, 즉 무통(無痛)분만은 태고적부터 여성들의 숙원이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여러 무통분만법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형태가 제왕절개다.

제왕절개는 독일어 '카이저슈니트(Kaiserschnitt)'를 일본어로 직역한 '데이오셋카이'(帝王切開)를 다시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로마의 율리우스 케사르(시저)가 이 수술로 태어나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속설일 뿐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이를 처음 사용한 로마의 작가 플리니우스는 '절개한다'는 뜻의 'caesum'이란 말에서 '섹티오 카이사레아(sectio caesarea)'란 말을 만들었다. 이 말의 발음이 케사르와 비슷해 생긴 오해라는 것이다. 18세기 후반 유럽에서는 종교적 미신에 의한 제왕절개가 유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09년 대구 동산의료원에서 초대 원장이던 존슨 박사가 처음 시술했다.

제왕절개는 전신을 마취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대수술이기 때문에 출산 때는 고통이 없다. 그러나 마취가 깨면 진통제를 맞아야 하는 등 자연분만보다 더 고통이 심하다는 게 의사들의 충고다. 게다가 출혈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자연분만의 두배, 임신부 사망률은 네배에 달한다.

그런데도 지난해(2001년) 우리나라 여성의 제왕절개 비율은 39.6%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1999년의 43%에 비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치 5~15%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이처럼 우리나라 여성의 제왕절개 비율이 높은 이유는 산모들의 오해 때문이기도 하지만, 의사들의 부추김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다. 진료비가 비싸 수입이 좋은 데다 의료분쟁이 발생할 경우 의사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흡연율.교통사고율.고아수출 등과 함께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부끄러운 세계 1위가 아닐 수 없다. <2002.07.11 중앙일보>

88.『곰탕 · 설렁탕 · 사골』
평소 '곰탕', '설렁탕', '사골' 등의 음식을 즐겨 먹는데, 이들 음식은 재료와 요리법에서 어떻게 구별되나?

▶‘곰국’이란 소의 양지, 사태, 양, 곱창 등의 부위를 많이 넣고 끓이는 국을 말하며 '육탕(肉湯)'이라고도 한다. 보양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밥을 말았을 때 ‘곰탕’으로 부릅니다. 푹 ‘고아’ 만든다 해서 ‘곰탕’이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반면 ‘설렁탕’은 소의 머리부터 꼬리까지 소에서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부위를 함께 넣고 푹 끓인 국, 또는 그 국에 밥을 만 음식을 가리킨다.

‘설렁탕’의 유래에는 몇 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세종대왕이 한 해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선농단(先農壇)에서 제사를 지낼 때 비가 장대처럼 퍼부어 먹을 것이 마땅치 않자 논에 있던 소를 잡아 푹 끓여 먹게 되었는데 이 때부터 ‘설렁탕’으로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또 국물 색깔이 눈처럼 뽀얗다고‘설농탕(雪濃湯)’이란 이름을 얻게 됐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사골은 소의 다리 뼈를 가리킨다.

89.『범칙금·벌금·과태료』
고속도로 버스전용차선 위반 고지서를 우송받았습니다. 범칙금을 기한 내에 내지 않아 법원으로 통고되면 벌금을 내는 것인가요? 과태료와 범칙금, 벌금 등의 차이가 뭔가요?

▶ 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차선을 위반했을때 부과되는 것은 '범칙금'에 해당된다.

'범칙금'은 도로교통법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경미한 범죄행위에 대해 부과하는 것으로 경찰서장이 법규 위반자에게 발부한다. 경범죄처벌법상 '쓰레기 방치ㆍ자연훼손·노상방뇨·담배꽁초 버리기·도로 무단횡단ㆍ공공장소에서의 흡연ㆍ공중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위' 등도 범칙금 부과 대상이다. 만약 부과된 범칙금을 내지 않을 경우경찰서는 사건 처리를 법원에 넘긴다. 이 때는 즉결심판에 회부되는데 판사가 사건의 내용을 파악, ‘범칙금’이 아닌 ‘벌금’을 부과하게 된다.

'벌금(罰金)'이란 재판절차를 거쳐 일정금액을 국가에 납부하게 하는 형사처벌로서 전과 기록에도 남는다는 점에서 범칙금과 큰 차이가 있다.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선 위반 경우 승용차 기준으로 보통 6만원의 범칙금과 벌점 30점이 부과되는데 법원으로 넘어가면 벌금 액수가 더 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범칙금을 내지않고 법원에서 벌금을 납부하게 되면 ‘벌점은 받지 않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이다.

'과태료'란 행정법규 등 형벌의 성질을 가지지 않는 법령 위반에 대해 시청, 군청 등이 부과하는 ‘금전적 징계’를 가리킨다. 주차위반을 했다거나 주민등록법 규정을 위반했을 때 부과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지방자치법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조례(條例)로도 과태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서울시청 법무과 서성만 법제팀장은 “과태료와 벌금, 범칙금은 위반내용과 단속 및 부과기관이 어디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선 위반자는 경찰관으로부터 범칙금을 부과 받는다.

하지만 버스 전용차선에 끼어들었다가 감시카메라에 찍혔는데 위반자, 즉 운전자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에는 차량소유자에게 ‘차량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물어 범칙금 대신 과태료(일반차량 기준 9만원)가 부과됩니다.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 시내도로에서 버스전용차선을 위반했을 경우에는 단속권자인 시청이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90.『휴대폰 배터리 얼리면 성능 좋아지나』
오래된 휴대폰 배터리를 랩이나 1회용 비닐팩으로 꽁꽁싸서 냉장고 냉동실에 24시간 정도 얼린 후 다시 사용하면 새것처럼 성능이 부활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과연 그런가요 ?

▶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얘기이다. 우선 이해의 편의를 돕기 위해 충전 배터리의 구조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충전 배터리의 골격은 양극판과 음극판, 그리고 이 둘을 분리해주는 '세퍼레이터'라는 분리판으로 구성돼 있다.

이 기본 구조물을 일반 건전지처럼 원통형으로 혹은, 휴대폰 배터리처럼 사각 형태로 말아 용기에 집어 넣는데 용기안은 전해액으로 채워진다. 전해액은 화학작용에 의해 극판 사이에 전류를 흐르게 해준다. 이 때 전해액이 어떤 이유로 양극판에 잘 스며들지 못할 수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충전 배터리로서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전해액을 급속히 얼렸다가 다시 녹이게 되면 그 과정에서 전해액이 배터리 내부에서 종전보다 더 잘 퍼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별로 타당성이 없는 얘기이다. 비 충전용 일반건전지의 경우 사용하고 있지 않는 동안에 냉장고 등에 넣어두면 기온저하로 전자의 활동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소모량을 다소 줄일 수는 있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얘기들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포항공대 박수문교수(화학과)는 "화학적으로 배터리를 냉동시켰다고 성능이 더 좋아질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한다. 배터리를 냉동시키는 것과 동작이 안되는 가전제품을 한번 '툭'친 후 작동이 잘된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이다. 국내 휴대폰 배터리생산 업계 역시 "오래된 배터리를 얼렸다 녹여 다시 사용하면 성능이 개선됐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은 아니다"라고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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