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글

*낙엽은 뿌리로 돌아간다

유익한만남 2016. 12. 2. 06:54

    ♧-낙엽은 뿌리로 돌아간다-♧ 땅에 떨어지는 낙엽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냥 맞이한다. 그것들은 삶 속에 묻혀 지낼 뿐 죽음 같은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것들은 그때 그곳에 모든 것을 맡기고 순간순간을 있는 그대로 산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 인간들 뿐인데, 그것은 우리가 진정으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삶은 순간순간 새롭게 발견되어져야 할 훤출한 뜰이다. 삶을 마치 소유물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소멸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니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새롭게 발견되는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나는 이 오두막에 와 살면서 내 자신을 만나고 되찾게 된 것을 무엇보다도 고맙게 여긴다. 지나온 과거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짐을 벗어 버리고,오로지 지금 이 순간 속에 사는 홀가분한 자유를 찾은 것이다. 이 순간에 있는 그대로 사는 사람한테는 사슬이 없다. 기억의 사슬도 없고 욕망의 사슬도 없다. 시냇물이 흐르듯 그저 담담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일 뿐이다. 진정한 자유는 정신적인 데에 있다. 나는 이 창 아래 앉아 귀를 기울인다. 소리 없는 소리에 귀를 모은다. 침묵의 세계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존재의 뜰이 열린다. 이 우주가 하나의 커다란 생명체이고 우리들 자신 또한 그 한 지체다. 그러므로 그 커다란 생명체를 향해 자신을 활짝 열어 놓을 때 그 원천에 보다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서릿바람에 가랑잎들이 휘날리고 있다. 낙엽은 그 근원인 뿌리로 돌아간다. -글: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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