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쓰레기 불쏘시개 역할 ‘한몫’
전문가 “청소·열 차단막 등 관리”
최근 때 이른 더위로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야외에 설치된 실외기가 과열로 인한 화재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좁은 곳에 실외기가 몰린 채 가동되거나 인근에 담배꽁초 등이 버려진 채 방치돼 있는 등 부실한 관리가 화재 발생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오전 10시30분께 안산시 단원구 중앙동의 한 상가. 상가 1층부터 3층 난간엔 에어컨 실외기 20여대가 줄지어 가동되고 있었다. 실외기는 오랫동안 청소 등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듯 먼지에 뒤덮인 채 누렇게 변색돼 있었다. 또 실외기 바로 옆엔 담배꽁초가 가득한 재떨이와 불이 다 꺼지지 않은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버려져 있어 화재 시 큰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날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기도내 에어컨 화재 건수는 2018년 262건, 2019년 223건, 2020년 221건, 2021년 255건, 지난해 273건이다. 이 같은 화재로 같은 기간 동안 86명이 사망하거나 다쳤다.
통상 에어컨 화재는 7~8월 여름철에 집중되지만 지난해의 경우 5~6월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비율이 16.1%(44건)을 차지해 적지 않은 비중을 나타냈다. 더욱이 올해 6월부터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어컨 사용량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소방청은 실외기 전원선은 이음부 없는 단일 전선 사용, 실외기 연결부 전선 훼손 여부 확인, 실외기 주위 가연물 제거 등의 대책을 내놓으며 화재 예방을 당부하고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상가 밀집 지역 외벽이나 난간에 몰려 설치된 실외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초기 진화가 어렵다”며 “또한 실외기 안에 가연성 물질인 냉매와 윤활유가 충전돼 있어 화재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재 예방을 위해 개개인이 청소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하고 열 차단막을 설치해 화재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