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10도가 넘을 정도로 전형적인 환절기다. 지난해에도 환절기인 3월 심혈관 질환에 노출된 사람이 33만4,160명으로, 2월보다 3만5,000여명이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특히 일교차가 15도 이상 되면 암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2위인 심근경색 환자가 4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기온차가 심하면 혈관 기능을 조절하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균형이 깨져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면서 혈압 차가 커지고 심박수와 혈압이 올라간다. 이로 인해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은 물론 부정맥ㆍ협심증ㆍ심근경색ㆍ뇌졸중 같은 심ㆍ뇌혈관 질환에 많이 노출된다.
부정맥(不整脈ㆍarrhythmia)은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심장에 무리가 가서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것을 말한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고, 불규칙적으로 탕탕치는 듯하고, 한 번이나 연달아 덜컹대는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맥 빠짐, 흉부 불쾌감, 호흡곤란, 어지러움, 실신, 피로감 등이 생길 수 있다.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것을 말한다. 가슴 상복부 통증, 숨이 차고, 가슴이 쥐어짜는 것처럼 통증이 나타난다. 간혹 가슴 통증 없이 속이 쓰리고, 명치가 아프기도 한다. 따라서 가슴 한가운데를 누르듯이 조이는 듯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병원에 가야 한다.
협심증(angina pectoris)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를 말한다. 언덕을 오르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가슴이 아프고, 휴식을 취하면 가슴 통증이 사라진다. 호흡곤란이 생기거나 다리가 붓거나 무거운 느낌, 걸을 때 가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근경색ㆍ협심증 같은 심혈관 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으로 가서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을 뚫어주는 약물 치료나 스텐트 삽입술 등을 시행해야 한다.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며 “병원에 도착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도 5~10% 정도 목숨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이라고 했다.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진(뇌출혈) 뇌졸중(stroke)도 일교차가 심할 때 늘어난다. 일교차가 1도 높아질수록 뇌졸중 발생 위험이 2.4%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일교차가 심해지면 약해져 있던 작은 혈관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돼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고혈압성 뇌출혈). 최미선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고혈압성 뇌출혈의 30일 이내 사망률이 30~50%로 높은 편”이라며 “두통ㆍ구역ㆍ구토ㆍ어눌한 말투ㆍ한쪽 팔다리 마비ㆍ시야 장애ㆍ점진적인 의식 저하 등 뇌출혈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 응급실로 가야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일교차가 심한 날에는 외출할 때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모자ㆍ목도리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새벽과 아침에는 외부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혈압도 아침과 저녁에 한 번 이상 같은 시간에 측정하는 것이 좋다. 혈압이 잘 조절될 때는 1주일에 3일 정도, 약을 바꾸는 시기라면 적어도 5일 동안 재야 한다.
평소 저염식과 저콜레스테롤식을 실천하는 게 염분(나트륨) 섭취량을 하루 10g 이하로 줄이고, 기름기가 많은 고기ㆍ튀김은 삼가고 등 푸른 생선ㆍ올리브유ㆍ채소ㆍ해초류ㆍ견과류 등을 먹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루 30분 정도 규칙적으로 유산소운동을 하되, 새벽이나 저녁에 찬 바람을 쐬는 것은 피한다. 운동 전에는 준비 운동을 꼼꼼히 해서 온몸을 잘 이완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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