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NHLBI) 연구팀은 미국 성인 1만1255명의 30년 치 건강 데이터를 확보해 생물학적 노화 및 질병과 수분 섭취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대상은 시작 당시 혈중 나트륨 농도가 정상범위에 있던 사람들이며 당뇨 등을 앓는 기저질환자는 제외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50대와 70~90대에 각각 측정한 수축기 혈압, 콜레스테롤, 심장·호흡기·대사 기능 등 총 15가지 지표를 확인했다. 그 결과 혈중 나트륨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은 중간 정도인 그룹보다 만성질환에 더 많이 걸렸고 생물학적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됐다. 젊은 나이에 사망할 위험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2mEq/L(리터당 밀리그램당량) 이상이면 137~142mEq/L인 경우보다 대사 및 심혈관 건강과 폐 기능 등으로 측정한 생물학적 노화가 10~15% 빨랐다. 게다가 144mEq/L 이상이 될 때 그 수치는 50%로 뛰었다.
또 144.5~146mEq/L인 사람을 137~142mEq/L인 사람에 비교하자 조기 사망 위험이 21%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2mEq/L 이상인 그룹은 폐질환·당뇨·치매·심부전·뇌졸중·심방세동 같은 만성질환에 시달릴 위험이 무려 64%나 높았다.
혈중 나트륨 농도는 소금 섭취량뿐 아니라 마시는 물양에 따라 달라진다. 수분 함량이 높은 과일이나 채소 등으로도 조절할 수 있다. 연구팀의 나탈리 드미트리에바 박사는 “이같은 결과는 적절한 수분 섭취가 노화를 늦추고 질병 없는 삶을 연장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적당한 수분 섭취의 중요성은 이미 국·내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중국 광저우에서 실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물을 적게 마실 때 콩팥 결석 위험이 커진다. 체내 수분이 적어 소변이 농축되면 소변 속 칼슘과 요산 등이 뭉쳐져 결석이 잘 발병한다는 것이다.
또 프랑스에서 중년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물을 충분히 많이 마시는 사람이 적게 마시는 사람보다 고혈당증 발병 위험이 최대 79% 낮았다. 이외에도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방광암·대장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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