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은 그 자체로 특별한 증상이 없어 계속 관리가 필요하다
혈관 속 지방은 크게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성분이다. 총 콜레스테롤이 240mg/dL을 넘거나, LDL 콜레스테롤이 190mg/dL 이상이거나,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이면 고지혈증에 해당한다. 혈관 청소차 역할을 하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40mg/dL 미만으로 낮아도 혈관에 지질이 쌓이기 쉽다.
고지혈증은 지방 위주의 식생활, 운동 부족, 유전적 요인 외에도 당뇨병, 신장질환, 간질환, 내분비 이상 등의 질환으로 발생한다. 그 자체로 특별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계속 관리가 필요하다. 관리에 도움되는 영양소로는 △코엔자임Q10 △오메가 3 △비타민 D 등이 있다.
“고지혈증 환자가 섭취하면 좋은 영양소”
혈관 건강 지키는, ‘심장 비타민’ 코엔자임Q10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스타틴 계열은 고지혈증 치료를 위한 대표적인 약제이지만, 장기간 복용할수록 쉽게 고갈된다. 콜레스테롤이 생성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낮추는 약을 복용하는 고지혈증 환자들에게는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 성분이다. 코엔자임Q10은 우리 몸에서 자연 생성되지만 40세 이후부터는 급격하게 줄어들어 더욱 보충이 필요한 영양소다.
최근 고지혈증의 대표적인 치료제인 스타틴 약물을 오래 지속할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코엔자임Q10의 섭취 필요성이 대두됐다. ‘심장 비타민’이라고도 불리는 코엔자임Q10은 심혈관계 이상 증상과 사망률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편두통 치료와 근육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코엔자임Q10은 음식을 통해서 섭취가 불충분한 영양 성분이기 때문에 일일 최대 함량(90~100mg)이 들어 있는 영양제를 통해 보충하는 것이 좋다.
코엔자임Q10은 지용성이기 때문에 식사 후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와 함께 복용하면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효과를 더욱 높여준다. 또한 저녁 늦게 복용하면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오후보다는 오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혈중 중성지방 개선에 효과 좋은, 오메가3
2019년 미국 심장학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오메가3 지방산을 매우 꾸준히 섭취했더니, 중성지방이 높은 환자들의 중성지방 수치가 20~40%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 미국 의사협회가 2006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메가3를 꾸준히 섭취하면 관상 동맥 사망 위험은 약 36% 감소하고, 총 사망률은 약 17% 감소한다고 밝혔다.
오메가3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춰 혈행을 원활히 한다. 오메가3의 대표 성분인 불포화 지방산 EPA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추고, DHA는 뇌혈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오메가 3 지방산은 염증과 혈액응고에 대해 억제 작용을 하여 지방의 생성을 억제하고 분해를 도와 혈액 내 중성지방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고지혈증 환자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김민경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과 오메가3를 함께 복용하면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필수지방산인 오메가3는 체내에서 자연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성인 기준 일일 오메가 3 권장 섭취량은 500~2,000mg으로, 평소 식단으로 섭취가 어렵다면 영양제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지질성인 오메가 3는 식후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가장 흡수가 잘 된다.
면역력 강화에 탁월한, 비타민 D
비만·내장지방과 고지혈증은 몸에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 평소 체지방을 줄이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만성 염증을 예방할 수 있지만, 그에 앞서 면역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2010년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의 카르스텐 가이슬러(Carsten Geisler) 박사 연구팀은 “혈액 속에 비타민D가 충분하지 않으면 면역체계가 무너진다”라며 비타민D가 적응성 면역세포인 T세포와 대식세포를 포함한 면역 기능 강화와 면역체계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비타민D는 신체 주요 시스템의 기능을 조절하는 지용성 비타민의 일종으로, 칼슘 농도와 골밀도를 유지시키고 면역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면 세로토닌 합성에 관여해 우울증을 감소시켜주고, 세포 성장을 조절한다.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우울증 발생 위험이 2배 높아진다. 우울증에 의한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 근육 긴장도를 증가시켜 면역체계를 악화시킨다. 고지혈증 환자에게 치명적인 우울증 개선을 위해서라도 비타민 D 섭취가 필요하다.
비타민 D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20분 정도 햇볕을 쬐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비타민 D가 풍부한 연어, 고등어, 참치, 정어리, 우유, 달걀 등을 통해 적정량의 비타민 D를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 D의 효과를 충분히 보기 위해서는 혈중 비타민 D 수치를 적어도 40~60ng/mL 이상 유지해야 한다. 햇볕과 음식만으로는 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우므로, 일일 최소 4,000IU 이상의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고지혈증 환자가 주의해야 할 영양소”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약의 기전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막는 것이다. 고지혈증 약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지 않게 그 효소를 억제하다 보니, 간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또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만드는 원료로도 쓰이는데, 콜레스테롤이 부족하면 근육세포가 망가져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고지혈증 약을 먹고 있다면, △비타민 A △비타민 B3 △세인트존스워트 추출물 △녹차 추출물과 같은 성분은 주의해야 한다.
과다복용하면 간에 무리 주는, 비타민 A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A는 피부와 점막을 건강하게 해주는 영양소이다.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은 항산화제로 작용하여 우리 몸을 활성산소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비타민 A는 간에 저장이 되는 만큼 과다 섭취를 할 경우 간에 무리를 준다. 특히 스타틴 계열의 약 복용으로 간 기능이 약화되어 있는 고지혈증 환자들은 너무 고용량의 비타민 A 보충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
고지혈증 약 복용 중이라면 먹지 마세요~ 비타민 B3
나이신이라 불리는 비타민 B3은 LDL 콜레스테롤은 낮추고 HDL콜레스테롤은 높이며, 중성지방은 낮추는 효과가 있어서 좋은 비타민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고지혈증 약을 복용 중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고지혈증 약으로 쓰이는 스타틴은 장기간 다량 복용하면 간 독성을 일으킨다. 그런데 비타민 B3도 마찬가지로 장기간 다량 복용할 경우 간에 무리를 준다.
고지혈증 약과 비타민 B3가 함께 들어가면 간 독성을 증가시켜 피로감은 사라지지 않고, 근육병증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약을 섭취하고 있는 고지혈증 환자들은 비타민 B3가 없는 비타민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약과 상호작용 일으키는, 세인트존스워트 추출물
세인트존스워트 추출물은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한 약의 성분으로 쓰인다. 세인트존스워트 추출물은 CYP3A효소를 강하게 유도하는데, CYP3A효소는 간에서 많은 약물을 대사한다.
세인트존스워트 추출물은 약물에 의해 상호작용을 일으켜 그 작용을 약호시킨다. 특정 약물의 분해를 앞당기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간 독성을 유발하는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약을 복용 중이라면 세인트존스워트 추출물을 섭취하기 전에 주치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체중 감량에 좋지만 과다 복용하면 간 손상되는, 녹차추출물
녹차를 마실 때 살짝 나는 쓴맛은 카테킨의 종류 중 하나인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라는 성분이다. 천연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의 일종인 카테킨은 흔히 체지방 분해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뿐 아니라 항산화, 항당뇨, 항염증 등의 효과가 있다. 그러나 다량으로 섭취하면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카테킨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300mg이다.
고지혈증, 식이요법과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개선 가능
고지혈증 개선에 기본이 되는 것은 식이요법이다.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폭식하거나 잦은 음주, 일정하지 않은 식사량 등 좋지 않은 식습관은 고지혈증을 악화시킨다.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등 푸름 생선이나 견과류 섭취가 도움 될 수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영양소를 함께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중 지질을 낮춘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 의하면, 유산소 운동이 중성지방을 감소시키며, HDL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운동은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
식이요법과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을 했음에도 혈중 지질 수치가 높은 경우에는 약물 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투약을 시작해도 약물치료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