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는 치매 위험 요인을 연구한 새로운 국내 논문이 실렸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2009년 건강 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688만여 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성인은 모든 치매 유형의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비슷한 연구 결과는 여럿 있다. 지난해 8월 세계적 의학학술지 ‘란셋(Lancet)’에 실린 영국·일본 공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영국인 약 183만명을 최대 23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39㎎/㎗ 상승할 때마다 치매 위험이 5%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65세 미만은 LDL 콜레스테롤 상승 시마다 올라가는 치매 위험 수치가 65세 이상 성인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즉 젊을 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그만큼 치매 위험이 더 커진다는 분석이다.
젊은층의 콜레스테롤 수치와 치매 간 연관성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젊은층은 중년에 비해 콜레스테롤 수치에 방심하기 쉽지만, 치매 위험을 줄이려면 젊을 때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3월에도 치매를 막으려면 30대부터 콜레스테롤 수치에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가 나온 바 있다. 미국 보스턴대 의대의 린제이 파러 박사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서 5000여 명을 대상으로 평균 38년간 추적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30대에 중성지방 수치와 콜레스테롤 혈중 수치가 평균에 비해 낮으면 해당 연령대 이후 치매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치매와 관련된 이러한 패턴이 예상보다 훨씬 젊은 연령대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 관리는 식단 관리가 필수이며, 음식 중에서는 특히 포화지방의 조절이 필요하다. 과거와 달리 최근 의학계에서는 식품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 함량과 우리 몸의 혈중 콜레스테롤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즉 건강한 성인이라면, 계란이나 새우처럼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다고 알려진 음식을 일상 식단에서 먹어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신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은 주의 대상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포화지방이 LDL 콜레스테롤의 분해를 방해한다고 지적하면서 기름진 붉은 고기나 버터가 많은 페이스트리 빵, 아이스크림 등을 대표 음식으로 지목했다. 모두 젊은층이 선호하는 음식들이다. 가공육, 기름진 탕류, 각종 크림, 라면, 과자 등도 LDL 콜레스테롤 분해를 방해하는 음식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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