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사실상 모든 유산소 운동 중 가장 각광받는 운동이다. 타의 추종의 불허하는 접근성 덕분이다. 보행 자체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비만인까지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발을 제외하면 별다른 준비물도 필요없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그 때문에 따라붙는 편견도 있다. 걷기 운동의 효과를 보려면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식사 직후엔 단 몇분을 걷는 것만으로도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낮추는 등 건강 증진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일랜드 리머릭대 연구팀은 인슐린과 혈당 수치를 포함한 심장 건강 지표를 측정한 후, 앉아있기·서있기·걷기 등 효과를 비교한 총 7가지 연구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식사 직후 가벼운 걷기 운동이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데 유의미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모든 연구 참가자들은 하루 간 20~30분마다 2~5분간 일어서거나 걸을 것을 요청받았는데, 7가지 연구 모두에서 식사 후 단 몇분간 걷는 것만으로도 혈당 수치가 크게 개선됐던 것이다.
반면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혈당 수치의 개선에 일부 도움이 됐지만, 가벼운 걷기 운동의 효과엔 미치지 못했다. 서 있을 때보단 걸을 때 신체 근육들 간 적극적인 교감이 일어나고, 당 사용량도 많아져서다. 비단 식사 뿐만 아니라 과자나 과당음료 등 혈당의 급격한 상승이 우려되는 간식을 섭취했을 때도 비슷한 효과가 있을 거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연구팀의 에이던 버피 박사는 "근무하면서 2~3분의 짧은 걷기가 실용적"이라면서 "일을 하다가 커피를 마시러 움직이거나 복도에서 잠깐 걷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권고했다. 일상 속에서 조금씩이라도 가능한 자주 움직이는 것이 전반적인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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