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 인자들을 평소에 잘 관리해야 하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증상이 없더라도 다수의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자신의 혈관상태를 평가 받아야 하며, 가슴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협심증을 예방하는 지름길
협심증과 같은 동맥경화성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로는 ① 고령, ② 고혈압, ③ 고지혈증, ④ 당뇨병, ⑤ 흡연 및 ⑥ 가족력이며 비만, 운동 부족이나 심한 스트레스도 위험 인자가 된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여성에 비해 동맥경화성 질환이 일찍 발생하며 여성은 주로 폐경기 이후에 발생한다.
동맥경화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위와 같은 위험 인자들을 철저히 조절하는 것이다. 혈관 내에 축적된 동맥경화반은 수년에 걸쳐서 서서히 진행하고 한번 생긴 동맥경화반은 약물치료를 하더라도 거의 줄어들지 않으므로 조기에 위험 인자들을 잘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약물치료를 해야 혈관이 좁아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간혹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을 치료하기 위한 약을 먹기 시작하면 끊지 못하고 평생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약을 안 먹다가 협심증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후에야 약을 먹기 시작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이나 갑작스럽게 사망한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일반인에 비해 더 이른 나이에 동맥경화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동맥경화가 진행되더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위험 인자들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비만이나 운동 부족도 협심증의 위험 인자이므로 일주일에 3~4일 이상, 적어도 30분 이상씩 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협심증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운동은 협심증과 같은 동맥경화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협심증 환자에서 병의 악화나 합병증 발생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고지혈증이란 혈관에 돌아다니는 지방질이 많은 상태를 말하며, 혈관에 해로운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 높을수록, 혈관에 이로운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이 낮을수록 협심증이 잘 생긴다. 따라서 고지혈증이 발견되면 고지혈증을 약물로 치료할지에 대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도 대표적인 협심증 위험 인자이므로 모든 협심증 환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비만 또는 운동 부족도 협심증의 위험 인자이므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협심증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스트레스가 협심증을 악화시키기는 하나, 스트레스 자체만으로 협심증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스트레스는 신체 내의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심장이나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스트레스에 의한 간접적인 효과, 즉 흡연·폭식·운동 부족 등이 기존의 동맥경화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협심증의 증상
통증협심증으로 인한 통증은 가슴이 조이듯이, 짓누르듯이 뻐근하게 아프다. “가슴이 터질 것 같다”는 전형적인 증상 이외에도 고춧가루를 뿌리듯이 아프기도 하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때로는 가슴통증은 없이 호흡곤란만 호소하기도 하고, 증상도 없이 검사에서만 발견되는 무증상 협심증도 있다. 그러므로 가슴통증이 없다고 해서 협심증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아픈 부위주로 가슴 한가운데 또는 약간 왼쪽 부위에 통증이 있다. 때로는 방사통, 즉 신경의 연관성 때문에 왼쪽 어깨와 팔 또는 목이나 턱 밑이 불편할 수도 있다. 드물지만 명치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어 소화불량으로 오인되어 협심증의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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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심증 증상은 주로 운동할 때, 즉 계단을 급하게 걸어 올라가거나 언덕을 빨리 걸을 때 증상이 유발되고,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일반적으로 아침이나 추운 날에 증상이 더 악화되고, 특히 식후에 더 심해진다. 심한 가슴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되면 심근경색증을 의심하여 구급차 또는 주변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협심증으로 치료 받고 있거나 평소 증상이 없었던 경우라도 심한 가슴통증이 발생하고 지속되는 경우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하여 심근경색증 여부를 감별 받아야 한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얼마나 빨리 응급실을 방문하는지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므로 심한 가슴통증이 있는 경우 참지 말고 즉시 가까운 응급실로 가야 한다. 같은 심근경색증 환자라도 병원을 늦게 방문한 환자는 일찍 방문한 환자에 비해 심장 손상이 많고, 심장 기능의 회복이 느리고, 합병증 발생의 위험성이 훨씬 높아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에게는 시간이 바로 생명이다.
평소에 협심증 증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①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 즉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② 운동 시에 느꼈던 가슴통증이 안정 시에도 발생하는 경우에는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치명적인 심근경색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협심증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
가슴통증 또는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모든 질환이 협심증으로 오인될 수도 있다. 거꾸로 이 같은 증상을 다른 질환의 증상으로 알고 치료하다가 뒤늦게 협심증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젊은 나이에는 갈비뼈 또는 근육의 타박상 등에 의한 늑연골염이 협심증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년층에서는 식도 하부에 위산이 반복적으로 역류해서 생기는 위식도 역류증 등이 협심증과 비슷한 가슴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간혹 위염 등에 의한 소화불량도 협심증 증상과 비슷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없는 협심증이 있을까?
모든 협심증 환자들이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노인 환자들이나 당뇨병 환자들은 가슴통증 없이 운동 시 호흡곤란만 있거나 증상이 없다가 정밀 검사를 통해서야 협심증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가슴통증은 없지만 심근 허혈의 방사통으로 인하여 어깨, 목, 턱 부위나 상복부의 통증으로 협심증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전도가 정상인데도 협심증일 수 있을까?
건강검진에서 시행한 심전도가 정상이라고 본인은 협심증이 없다고 자신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협심증 환자들도 안정 시에 시행한 심전도에서는 ‘정상’이라고 나오므로 심전도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도 협심증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협심증이 아주 심하거나 심근경색증이 있었던 경우에만 심전도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나므로, 심전도가 정상이라도 증상이 있거나 위험 인자가 많은 환자들은 협심증에 대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반대로 심전도에서 허혈성 심장 질환을 시사하는 소견이 있더라도 실제로는 협심증이 없는 경우도 있다.
협심증의 진단
협심증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세밀한 병력 청취이다. 대부분의 경우 전문가는 환자가 호소하는 가슴통증의 양상, 유발 인자 등을 들으면 협심증인지 다른 질환인지 쉽게 판정할 수 있다. 전형적인 협심증은 운동 시에 발생하고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안정 시에 호전되며, 나이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투여하면 가슴통증이 완화되는 양상을 나타낸다.
심전도와 혈액검사협심증으로 진단되거나 협심증이 의심되는 경우 1차적으로 시행하는 검사가 심전도와 혈액검사이다. 하지만 심전도가 정상이라도 협심증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혈액검사는 협심증을 진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협심증의 위험 인자를 판정하기 위해서 시행한다. 그러나 급성 심근경색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로 심근 효소의 상승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이다.
부하 검사협심증은 주로 운동할 때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심장에 인위적으로 부담을 주어서 가슴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지,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되어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검사가 부하 검사이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운동 부하 검사,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약물 부하 심근 스펙트, 약물/운동 부하 심 초음파검사 등의 방법이 있다.1
각 환자에게 어떤 검사가 적합할지는 환자의 증상이나 동반된 질환, 또 운동 능력 등에 따라 전문의가 판단한다. 환자 상태가 불안정한 급성 관동맥 증후군이라면 부하 검사 없이 바로 혈관 조영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관상동맥 CT 혈관 조영술예전에는 관상동맥의 협착 정도를 확인하려면 입원해서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해야 했으나 최근에는 외래에서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CT 검사로도 협착 유무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CT 혈관 조영술은 음성 예측도가 높아 CT 검사에서 유의한 협착 병변이 없는 경우에는 예후가 매우 좋아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인에서 관상동맥 CT 혈관 조영술을 시행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성 변화가 관찰되므로 CT로 발견된 협착 병변을 어떻게 평가하고 치료할 것인지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또한 모든 CT 검사는 방사선에 노출되는 검사이므로 무분별하게 시행해서는 안 된다.
관상동맥 조영술관상동맥 조영술은 협심증의 진단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고 정확한 검사법이다. 그러나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입원을 해야 하며, 검사에 따른 위험성이 외래에서 시행하는 운동 부하 검사나 CT 혈관 조영술에 비해 더 높다. 관상동맥 조영술만 시행하는 경우에는 하루나 이틀 정도의 입원이 필요하고 스텐트 삽입술 등의 혈관 확장술을 시행 받는 경우 2~3일 정도의 입원이 필요하다.
관상동맥 조영술은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하에 허벅지 위쪽의 대퇴동맥 또는 손목의 요골동맥을 통해 작은 플라스틱도관(카테터)을 관상동맥 입구에 위치시킨 후 조영제를 투여해 관상동맥의 협착 정도를 평가한다. 관상동맥 조영술에 걸리는 시간은 20~30분 정도이며 검사하는 동한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협심증 검사를 받았는데도 가슴이 아프다면 협심증으로 인한 통증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 갈비뼈나 근육에서 오는 통증이나 위장 장애 때문에도 가슴이 아플 수 있으므로 다른 질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러나 본인이 받은 검사 결과가 위음성(실제로 병은 있는데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온 경우)일 수도 있으므로 시행한 검사 결과를 가지고 전문가와 다시 한 번 상담하여 원인을 찾는 것이 좋다